두눈_ 노란 향수_ 호미(할머니 유품), 손톱(가족 3명이 25개월간 모음), 크리스탈 _ 30 X 30 x 28cm _ 2010
친할머니가 사용했던 호미는 난생처음 보는 호미였다. 본래 나무였던 자루는 세월을 못 이기고 부서져 본인의 아버지가 손잡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드린 것입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몇 달 전까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이 호미로 잡풀을 걷어내는 일을 하셨습니다. 호미를 보면 입관 당시 마지막으로 본 할머니의 앙상한 다리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생명의 씨앗을 심기 위해 땀과 함께 호미질한 정직한 노동의 세월이 고스란히 호미의 날 끝에서 느껴졌습니다.
호미 날 끝과 바닥의 손톱은 한 가족이 2년 1개월간 모아 준 손톱입니다. 손톱 작품이 개인전을 통해서도 원하는 만큼 소통되지 않음에 그만두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노순택 가족이 2년 1개월간 모은 손톱을 보내 준다고 주소를 알려달라는 게시물에 용기를 얻어 포기하려던 마음을 돌렸습니다.
장기간 손톱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6살이었던 딸아이의 적극적인 동참 때문이었다며 “우리 식구가 보낸 손톱만으로 1개의 작품을 만드신다면, 그걸 사진 찍어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말도 남겼더랍니다.
작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소녀의 마음이 노랗게 느껴졌고 노랑은 순수함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녀의 노란 마음과 할머니에 대한 향수가 더해진 작품입니다.
<노란 향수>가 이 땅 위에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모든 이의 마음의 밭을 일구는 도구로 작용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작품입니다.
자세한 정보(contents) http://dunun.org/15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