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 손톱을 체상(體相)하다 !
두눈 _ 죽어야 사는구나 _ 손톱 _ 20x13x95cm _ 2010
출연:긴뚝 섬 촬영 편집: 두눈 시각음악: 정봉원, 이홍진, 해금연주 황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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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손톱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가진 적이 있었던가...?
손톱 조각을 모아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예술로 탄생시키는 작가 두눈님의 소식을 접하면서 |
나 역시 참여해보기로 했다.
특별히 검은 손톱이 필요하다고 하여
검정색 매니큐어를 사서 바르고 자르기도 하면서
내 손끝에서 사라져간 손톱의 존재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 때 손톱을 다친 적이 있었다.
부피로 치자면 내 몸중에 아주 작은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물건을 집을 수도, 손에 무엇을 쥐기도 힘들었던 경험이었다.
그때 우리 몸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것을 깨닫긴 했지만
때가 되면 습관적으로 잘라버리고 난 후의 버려진 손톱조각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세상엔 수많은 가치가 있고,
의미는 부여하는 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어느샌가 자라있는 손톱.
그리고 일정한 길이가 되면 잘라내는 손톱.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일을 하는 내 손 끝에서
그 많은 일을 함께 하는 손톱.
때론 부서지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 돋아나는 살처럼
다시 새로운 모습을 찾게 되는 손톱.
꼭 있어야 하지만
과하게 자라면 오히려 그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손톱.
우리의 하루하루도
우리의 마음결에도
손톱을 바라보는 눈처럼
그런 눈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매일 자라나고
매일 쓰여지고
적당한 때가 되면
적당하게 떠나보내는
그런 손톱처럼
내 마음도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손톱처럼 유용하고
손톱처럼 자연스럽게
욕심부리지 않고
적당히 베어내면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게 아닐까.
두눈님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잘려진 손톱들은
남아있는 손톱들에게
우리들의 마음에게
적절한 이별의식을 통해
비움의 신호등을 켜주는게 아닐까.
비움으로 채워지듯
잘라냄으로써 다시 돋아나는
새로운 생명처럼.
이수정님 블로그에도-> http://candyjar.blog.me/140120478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