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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눈 Dunun

컬럼

순수?미술을 전공하려는 그리고 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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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눈이 대학원을 다닐 때의 일이다. 자정이 될 무렵 학교에서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중, 흑연 냄새를 풍기는 고등학생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 흑연 냄새는 과거 미술학원에 다닐 때를 떠올리게 했고 그 학생에게 “너 왜 미대에 가려고 하니?”라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혹시 가짜? 선생님 밑에서 자아실현과 무관하게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노파심에 미술을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미대입시 전문지『아트앤 디자인』 기자분에게 전화가 왔었다. 조소와 관련된 특이한 재료로 작업하는 작가를 섭외 중이라면서 손톱 작품이미지 제공과 간단한 인터뷰에 응해 줄 수 있겠냐고 물어 보았다. 두눈은 승낙을 했고 자세한 내용은 메일로 보내왔다. 학과 가이드 특집기사로 질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손톱으로 작업하시게 된 계기와 그 의미가 궁금합니다.

2. 손톱으로 작업하시면서 겪는 에피소드나 어려운 점이 있으시다면?

3. 조소과를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3번째 질문이 두눈에 확 들어왔다. 예전에 미대 입시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대신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할 얘기는 많은데 할당된 지면이 한 장이어서 최대한 압축하여 답했다.

 

“단지 맹목적으로 미대에 가려고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면 빨리 그만두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 시간에 차라리 자신을 뒤돌아보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시간으로 보내는 게 당장은 뒤처져 보일지 몰라도 미래의 삶에서 자신을 뒤돌아본다면 큰 도움이 된 시간으로 회상할 것입니다.

작가의 꿈을 가지고 이 길을 가려고 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자신을 솔직하게 작품으로 드러내라는 것입니다. 예술은 특수한 것을 일반화시킬 때 더욱 예술로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이 특수성은 작가로 살아가기 위한 무기와도 같은 것입니다. 두눈은 특수한 것이 외부에 있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특수성이 처음에는 손톱만큼 하찮은 것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미대에 들어가면 자신을 꾸미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을 반성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한다면 자신의 무기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비록 남들이 볼 땐 미학적인 가치가 없어 보일지라도 지속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소통된다면 특수성이 약한 작품일 확률이 높습니다. 타인을 기준 삼아 섣불리 포기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작업에 정진한다면 하나하나 깨달아 가는 즐거움으로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트앤디자인 6월호 _ 신개념 학과가이드

 

 

일찌감치 미술을 전공하고자 마음먹은 두눈은 미술계열 고등학교로 진학하고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입시 미술학원을 다녔다. 그 당시 같은 반 반장이었던 친구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두눈이 미술을 전공하고자 미술학원에 다닌다는 말을 듣고 그 친구가 대뜸 했던 말이 “너희 집 돈 많아?”였다. 어떤 의도에서 한 질문인지 몰랐지만, 기분이 무척 나빴다.

그 당시 두눈은 미술을 배운다는 것이 다른 분야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지, 작품 활동으로 가족을 부양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 97학번인 두눈은 조금씩 미술계의 현실(미술의 특성상 스포츠처럼 객관적 규칙과 수학처럼 정확한 답이 없기에 더욱 끼리끼리 문화에 얼룩진, 특히 다른 분야 사람들과의 소통 부제, 미술인 과잉상태)을 알게 되면서 반장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님을 실감 할 수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해도 아무런 앞날의 보장이 없으며 미술품의 수요보다 공급이 현저히 많은 현실에서 대부분 졸업생들은 작가의 꿈을 접고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미술이 좋아 선택한 길이지만 단지 졸업을 위해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작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가려면 졸업을 해도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부모에게 손을 벌리며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작업을 지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로 성공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어쩌면 로또에 당첨되고자 로또를 주기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처럼 작업에 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부모는 순수 미술로서 생계유지 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자식이 미술을 하고 싶다고 하면 반대를 하거나 차라리 취직이 용이한 디자인을 전공하라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공부는 못하고 부유한 집안이면 대학 진학을 위해 미술을 시키는 경우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졸업만을 위해 혹은 작가의 꿈이 미술계 현실에 짓눌려 다른 분야를 모색하더라도 이왕 미대에 입학했다면 충실히 수업에 임할 필요가 있다. 수업에 주어진 과제가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어진 주제 혹은 재료에 개인적 생각을 담아 자신만의 창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작업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 수행은 차후 사회생활에서 부딪쳐야 할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미리 경험하는 것이다. 현시대는 블루오션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의 필수 조건인 창의력이 근간이 되며 상품의 기능만큼 비주얼이 중요해 진 것은 이미 오래다. 미술은 이 두 가지를 오래전부터 탐구하며 시각적으로 구현해 오고 있었기에 미대를 졸업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 충분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창작 작업을 위한 철학적 고민은 자아를 찾는 실마리로 작용하여 자아실현에 이바지 된다고 생각한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 내가 선택한 이 길…….

지금 이 순간 멈출 수도 뒤로 돌아갈 수도 없다.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있기에 이 외줄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저기 아무것도 없는 저곳으로 언제쯤 갈 수 있을까?

 

<상반된 것 사이에서>
http://dunun.org/1698

 

 

PS: 서울 시민이시라면 꼭 투표합시다

 

2··8. 7.30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있던 날

 

재미 이상의 그 무엇 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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