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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눈 Dunun

왜? 아니, 기왕이면!

by posted Aug 31, 2010 Views 4302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대학생이 되었던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의 설렘에 가슴뛰어 하던 그 순간
역설적으로 나는 모든 것이 멈춘 듯 했고, 정지했고, 후퇴했고, 아팠고,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주변의 모든 것들이 스르르 무너져내리는 듯한 느낌에 잠겨버린 것 같았다.
아주 개인적인 고민도 있었고, 어쩌면 조금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 겪어야 했던 장애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본인이 행복에 젖어 있을 때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나도 지금껏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았던 이유는 '마냥 행복했기' 때문이었다.
하루하루 행복하고 또 행복해서 숨쉬는 것마저 축복같았으니
죽는 다는 것이 미치도록 무서웠고, 죽음을 상상한다는 것 조차도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듯 했다.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앞을 내다 보면서,
그 누군가가 아닌 '자신'에 대한 사랑이 눈 녹듯 사라져 버리면서 내게 남겨진 고민은 하나였다.
"왜? 왜 사는 거지?"
"뭘 이루려고 사는거지?"
"그걸 이뤄서 뭐가 하고 싶어서 사는거지?"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모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할 만큼 중요한 건가?"

그 고민의 해결을 위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혼자의 시간을 만들어 자신의 생각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남이 아닌 나의 생각.
내 가슴 속 내면의 소리를 듣고 싶었다.
생각보다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
.
.

지금에서야 느끼건대, 어떤 추상적 질문, 특히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에 있어서
아주 쉽고 명쾌하게 답을 내리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 얘기한다. 답은 없다고. 왜? 상황에 따라 매번 변하니까.
그래도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진리가 있다면,
어찌되었든 모든 상황들에 있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고 싶다는 것.
사실 내 삶의 끝에 어떤 일들이 등장하고,
어떤 행복과 어떤 아픔을 내가 누리면서 살아가야할지 막막해지는 순간에는
그냥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못된 생각을 가끔 하지만 말이다.



고백하건대, 내가 믿는 신에게 가장 감사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내게 다른 용기는 무한히 주셨어도 "죽을 용기"는 주지 않으시는 점이다.



나는 죽는 게 두렵다.
나라는 사람이 회의의 시간을 거쳐 생각해낸 결론이 고작 '죽음'이 되는 것도 싫다.
내가 죽음으로써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파하는 것도 싫다.
내게 한 번 주어진 생애를 그렇게 쉽게 포기하고자 한다는 것도 싫다.

어쩌면 지금 남은 내 미래가 온통 슬픔으로 도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래서 죽는 것이 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지금 남은 내 앞날이 온통 행복으로 도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산다. 행복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
.
.

내가 고민을 정말 많이 하던 순간, 그렇게 회의의 구렁텅이에 폭 빠져버린 순간
내게 가장 도움을 많이 주신 분이 나의 고모님이시다. 나의 멘토이자, 롤모델인 고모.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사랑하는 것도 겁내하는 내가 언젠가 고모께 
'대체 사랑이 뭐야? 결혼은 왜 해'라는 물음을 건냈을 때 고모님은 사랑은 "참는 것"이라고 얘기하셨다.
나는 말했다. "그렇게 참을 꺼면, 뭐하러 사랑을 해 힘들게"

고모는 다시 대답하셨다.
"사랑은 힘들어. 결혼도 힘들고, 매번 참아야 해.
그치만 오직 참기 위해서 사랑하는 건 아냐.
사랑의 99%는 참는 것이 될수도 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느끼는 행복의 1%가 그 나머지를 다 용서할 정도로 달콤해.
참고 참는 과정에서 오는 단 일퍼센트의 행복감이 지금의 삶을 지탱하게 하고, 사랑을 계속하게 해.
설명할 순 없지만 사랑의 힘은 참 거대하단다."



사랑 뿐만 아니라, 삶도 비슷한 맥락에서 보게 되는 것 같다.


어제 슬펐던 것들이 오늘의 기쁨으로 올 수도 있는 반면에
어제 희망을 가졌던 것들이 오늘의 불행이 될 수도 있다.
어제 사랑했던 것들이 오늘의 배신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가 하면
어제 불행했던 나날이 오늘의 행복이 될 수도 있는 이 세상.

정말 놀라우리만치 이 세상은 참 변동성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늘 시시각각 변하고 변하고 또 변하는 세상을 참고, 참고, 또 참고, 또 참고 살다보면
이 삶에서의 절망, 슬픔, 회한, 눈물, 고통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겨내고, 또 이겨내다 보면

분명히 내게는 '행복'이라는 녀석도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이 종전까지의 모든 비극적 감정들을 다 씻어내게 할 만큼,
내가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기있게 살아나갔다는 것에 자랑스러워 할 만큼
그렇게 달콤할 거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산다.


.
.
.


그리하여 내 가치관은 그거다. 누군가는 죽지 못해 산다고 한다.  
비슷하게 나는 '죽기 싫고, 살고 싶어서 산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얼마나 인생이 괴로울까.
죽기 싫어서, 그냥 죽는게 무서워서 산다니. 그게 뭐란 말인가. 너무 무기력하잖아.

그래서 때때로, 삶이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상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기왕에 사는거, 더 열심히, 더 행복하게 살아야하지 않겠어? '기왕' 사는거 말야!"


그렇다.
죽기 싫어서, 죽는 것은 무서워서 살고 있지만
어차피 한 번 살아가는 이 인생.
기왕이면 더 행복하게, 더 열렬하게, 더 나누면서, 더 뜨겁고 아름답게 살고 싶다.

그래서 내가 자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어느 순간에
나의 신에게 다시 한 번
"그 수많은 역경들이 나에게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죽을 용기'를 주지 않으셔서 감사합니다.
끈질기게 생을 붙잡아 지금까지 살아왔었고, 정말 수많은 감정들을 가슴에 담고 종국에는
이렇게 달콤한 행복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기를 소망한다.
그것이 내 꿈이다.

.
.
.


가치관이라는 평생을 가지고 고민해봐야할 것들을
아직 아무것도 모르면서, 이렇게 풋내기 스무살짜리가 거창하게 늘어 놓는다는 것도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항상 응원하고 아낀다.

물론 나는 아직도 어리고, 지금껏 산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다.
그래서 내가 지금 가진 가치관들이 얼마나 많이 변화를 일으키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치만 어차피 살아가는 인생, 나 뿐만 아니라 남 까지 행복하게 하는 데에 쏟고 싶다.
어차피 지나보낼 시간들, 부정보다는 긍정에 초점을 맞추고 행복해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모두가 힘냈으면 한다.
끊임없이 행복해지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정말로 행복이 나에게 다가오는 순간에는,
(아니, 사실은 이렇게 건강하게 숨쉬면서 행복을 찾아나갈 수 있는 모든 순간 순간에)
그 행복을 '나누는 것'이 곧 행복에 대한 단 하나의 보답이라는 것을 결코 잊지 않으면서.

:)
  • 두눈 2010.08.31 03:30
    참여 감사합니다. 살아온 나를 뒤돌아 본 시간이 되었길 바래요.
    이 생각들이 자기 실현 하기위한 밑거름이 되리라 믿어요^^
    "인내" 할 수 있는 삶
  • 나민규 2010.08.31 03:30
    재미가아닌 즐거움만이, 그 순간과 기억이, 모든 괴로움을 견디게 하지요!
    예술적으로 즐거울수 있을까요. 그런참 행복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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